2021-12-22
최환철
ZERO to ONE(제로 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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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왜 이제서야 이 책을 읽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테슬라에 대하여, 무려 5년전에 극찬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의 저자 피터틸과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에서 테슬라에대하여 극찬하는 이야기를 이제서야 보고있다는 안타까움이 진하게 남는다. 이 책의 저자인 피터틸은 요즘 같은 세상에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세계 최대의 전자결제 기업인 페이팔의 창업주이며,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또 실리콘 벨리의 25개 주요 스타트업 초기 투자자로서 '실리콘밸리의 마이다스의 손', '실리콘밸리의 기업혁신가'로 불려지는 인물이다. 이 책은 그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강의를 들었던 한 학생이 강의록으로 정리한 것을 블로그에 공개하면서 큰 인기를 끈 후 출간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며, '제로 투 원'이라는 문구는 스타트업 성공의 모범 규준처럼 혹은 스타트업의 사명처럼 일컬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려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경쟁하지 않는 법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경쟁'과 '자본주의'를 유의어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의어에 가까운 말이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자들은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을 통해 자본을 축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판매하지 않는 상품에 높은 가격을 받아내는 사람이 바로 자본주의자다. 위대한 기업은 독점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독점 기업들은 정작 독점 사실을 절대적으로 말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구글이다. 구글은 자신들이 정부가 추적하는 독점기업이 아니며 광고 대행 시장에서 엄청난 경쟁을 하고있는 것처럼 항상 포장한다. 자신들은 그냥 테크회사이며 안드로이드와 애플이 경쟁하고, 페이스북이나 아마존과도 경쟁하며, 자율주행 기술로 자동차회사들과도 경쟁한다고 포장한다. 반면 미친듯이 경쟁하는 회사들은 자신들의 경쟁상황을 대수롭지 않다고 여긴다. 교과서나 경제학 이론은 경쟁을 신봉하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 경쟁에 중독되어 있고 경쟁의 의미있다는 심리적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의미있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려면 작은 시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사업을 시작할 때 큰 마켓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려면 작은 마켓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처음 1.2만명의 하버드 대학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페이팔은 이베이 파워셀러라는 2만명의 작은 마켓에서부터 시작했으며, 테슬라는 수요층이 매우 얇은 슈퍼카 모델부터 출시했다.
그리고 과대평가되어 있는 시장을 피해야 한다. 건강관리 IT소프트웨어, 교육소프트웨어,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유행어를 조심해야 한다. 왜냐면 유행어가 된 분야에는 이미 많은 경쟁자들이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저평가 되는 위대한 기업들은 어느범주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을 설명하는 단어가 없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이 회사의 설립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하는 것 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글로벌화', '기술혁신'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은 혼용하여 사용하지만 저자는 완전히 다른 기술이라고 이야기한다. 글로벌화는 기존에 이미 이루어진 기술을 수평적으로 확대해나갈 뿐 수직적 발전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예를들면 글로벌화는 타자기 한대를 100대를 만들어서 사업을 확장시키는 것이고, 기술혁신은 타자기에서 더 나아가 워드프로세서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40년간 글로벌화는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기술 혁신은 그 이전보다 더디게 이루어졌다. 기술의 발전 대부분이 정보기술 IT에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컴퓨터 혁명은 강력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속도가 늦어졌다. 지난 40년이전을 되돌아 가보면 1950~60년대에는 이보다 기술혁신이 큰 개념이었다. 우주선, 초음속항공기, 새로운 에너지, 해저도시, 신농경, 녹색혁명, 신약, 의료기기 등에서 다양하게 혁신이 일어났다. 기술혁신보다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현실에서는 부모님이나 조부모 세대보다 비약적발전을 이룰수없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것이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새로운 고민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