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9
안상민
내 집 마련, 서울 대장 아파트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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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한민국 평범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는 주거 형태. 그런데 70년대에는 강남, 잠실,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철근콘크리트구조물이 이제 글로벌 표준을 넘어 어느덧 부의 기준으로 부상해 버렸다. 소위 서울의 대장아파트들은 10억 이하는 눈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 10억이 뭐냐, 반포는 평당 1억원을 무난히 돌파했으니, 국민평형대라고들 하는 33평 기준, 33억이다. 억소리도 모자라서 수십억소리가 난다. 처음엔, 일반적인 국민들을 위한 일반적인 주거공간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결론적으로 33억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액수이다. 이제 외벌이는 물론이고, 맞벌이라 하더라도 20~30년 직장생활을 해서 모을 수 있는 돈이 결코 아닌 것이다. 이제 좋은 동네, 좋은 아파트는 가진자들의 전유물로 변해가는 중이다. 가진자들에게서 태어난 그 자식들도 좋은 동네, 좋은 아파트 근처의 학군 혜택을 톡톡히 누려 더 가진자로 거듭날 것이니, 아파트는 한국의 부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잘 보여주는 표본이자 탐구대상이다. 그래서 대표샘플인 서울 대장 아파트를 연구한 이 도서는 의미가 깊다.
도서는 서울시내 대표지역들의 소위 대장아파트를 찬찬히 분석해두었다. 우선 요즘 제일 뜨고 있는 반포아크로리버파크는 평당 1억을 돌파한 것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아파트가 되었다. 그 옆에 반포자이, 반포리체 등 반포 우등생 아파트들은 차례차례 1억을 돌파하며 부촌의 이미지를 굳힐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한강조망, 트리플역세권, 백화점, 고속터미널, 공원, 우수한 초중고, 강남 직주근접까지. 골고루 다 갖추어 가진자들이 탐낼만한 아파트인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직장과 거리가 있는 편이고, 학구열이 지나체 부담스러운 강남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지만, 강남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나날이 치솟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적잖이 아쉽고, 강남지역주민들을 부러워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교차하였다. 추가적으로 오래전부터 재개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잠실의 엘리트(엘스, 리센츠, 트리마제), 송파헬리오시티 까지. 부의 라인을 형성중인 강남은 향후 삼성동 GBC 완공시 선이 더욱 굵어질 예감이 들었다.
그다음 눈에 띈 동네가 영등포아크로타워스퀘어이다. 이곳은 5년 전만해도 미분양에 평당 2천만원도 채 하지 않던 곳이다. 영등포의 지위가 그랬다. 직주근접 가능하고, 백화점 가까이 있고, 트리플세권 다 갖추었지만, 학군 떨어지고, 구역정비가 안된 동네 환경은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 신축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올리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미운 오리가, 지금은 평당 4천만원을 돌파하고 5천만원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영등포는 저평가주였던 것이 확실하다. 이제 제값을 쳐주는 모양새다.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다. 영등포 환경정비가 서울시 그랜드 디자인에 올라있고, 그 중심에 여의도 가 있고, 여의도를 품고 있는 것이 영등포다. 한강을 가까이 두고 서울의 중심부와 남서부를 이어주는 핵심관문 영등포는 강남에 이어 2인자의 자리를 노려볼만하다.
마지막 인상적인 아파트는 마곡엠벨리이다. 강서구는 전통적으로 발전이 더딘 곳이었다. 하기 좋은 말로, 사람들은 이사를 가더라도 가능한한 서쪽은 가지말라고들 했다. 동쪽과 남쪽이 2배 오를동안 서쪽은 1.5배도 오르기 힘들다고. 그래서 교통(여의도 근접, 김해공항 근접)과 환경(월드컵공원, 낮은 산과 한강공원)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개발이 잘 안되고, 그만큼 집값도 안올랐다. 신축이 워낙에 없기도 했다. 그러던 동네에 LG전자 사옥이 유치되면서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었다. 여기도 3년전 분양당시 평당 2천만원이 좀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3천만원을 넘어섰다. 억소리 난다. LG전자 들어서고, 서울시 최대 식물원 들어서고, 공항 인프라 확실히 활용하고 여러모로 동네가 좋아졌다. 앞으로도 기대된다. 입지가 좋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나도 어떻게든 서울시내에 아파트를 마련해볼까했는데, 책을 덮고나니 마음이 더 막막해졌다. 동네 좋고, 아파트 좋은거 알겠는데 수억을 어떻게 마련하나, 한숨이 쉬어진다. 아파트만이 답은 아닐텐데. 길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