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8
강제원
자율신경계-그림으로읽는잠못들정도로재미있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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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람들은 책을 쉽게쓰기로 유명하다. 이 책 역시 그렇다.
이 책의 구성은 매우 간단한데 자율신경계라는 것에 대해 주제를 잡고 챕터를 나눈 후 좌측에는 줄글이, 우측에는 그림을 곁들인 간략하고 재미있는 설명이 곁들여져있다.
자율신경계라는 것에 대해서 하고싶은 말이 있고 설명이 있을 수 있지만 주제가 무엇이 되었든간에, 주제를 잡아서 그것을 크지 않은 책의 지면에 한페이지분량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어떤 주제든 차라리 늘여쓰는 것이 쉽지, 이 책처럼 짧은 분량으로 압축 요약하는 것은 저자가 그 분야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그렇게 요약한 내용이 비약이나 과도한 압축없이 간략하고 쉽게 잘 읽히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이 책의 저자는 의사로, 일본에서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것에 대해서 권위자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자기가 이 자율신경계라는 것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완벽히 이해하고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풀어쓸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율신경계라는 것을 처음 들으면, 이것이 무슨 민간요법이나 비과학적인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저자는 제도권에 속한 의학박사이고, 자율신경계 역시 그런 민간요법과는 거리가 멀다. 자율신경계는 현대의학으로 검증된 분야이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심지어 자율신경계는 우리가 중학교때 동공의 확장, 흥분, 가라앉음 등에 대해서 배운 교감, 부교감신경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몸의 순환과 체온, 맥박, 컨디션, 스트레스등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민간요법내지는 전문적인 의학적 지식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자율신경계를 다스리고 원활하고 긍정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요법들이 잠을 잘자기, 자고일어나서 물마시기, 따뜻한 물 마시기 등이기 때문이다.
이는, 무슨 신박한 약제를 먹어서 몸에 어느 부분에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다든지, 또는 먹는 약 같은 것이 현대 의학의 연구의 산물이어서 고도의 기술로 만든 것이 아니기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과연 이것이 효과가 있나? 라는 신뢰를 갖게한다.
물마시기나 심호흡하기, 스트레스 다스리기 등은 우리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 않은가. 그리고 이런 너무나도 쉽고 일상적인 일들로 인해서 우리 몸의 건강이 좋아지고 우리가 쉽게 고치지 못했던 만성적인 질환들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믿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은 원래 자기가 모르는 것이나 복잡한 것에 대해서는 우상처럼 숭배하여 신뢰도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물마시기나 심호흡하기 등은 그런 권위를 갖기 힘든 요법들이기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가 그런 특별한 성배, 건강관리의 파랑새를 찾아서 다니는것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인체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수분을제때에 공급하는 것이나, 올바르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몸에 활력을 공급하고 근육을 움직여주는 것, 회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잠을 잘 자는 것 등은 우리 몸이움직이기 위한 기본중의 기본일텐데, 그런 기본을 소홀히하면서 무슨 약을 먹는등의 방법을 통해서 건강을 관리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진실이자 가장 기본적인 방법일 것이다.
자율신경계라는 것이 우리 몸을 제어하는 기초 시스템인만큼 이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 해주는 일들이 중요할텐데, 시스템 전반을 관리하는것은 어떤 특정 약물이나영양제를 통해서 하는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케어가 필요할 것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옳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매우 쉽게 읽히는데, 자고로 세상의 진리가 노력을 들이고 힘들게 읽은 것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 만큼, 쉽게 읽히는 본 책의 내용은 그렇게 기억에 강렬하게 남지 않는다.
하지만 책이 얇고 쉬운만큼 언제든지 다시 꺼내어 읽으면 될일이고, 또한 정말 중요한 내용은 저자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설명하기때문에 싫어도 머릿속에 남게 된다. 예를들면 부교감신경은 몸을 안정시키는 것이고, 장의 운동과 연관이 있다는 것. 자고일어나서 물한잔을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마시는 것은 장의 운동을 돕는다는 것, 장의 운동이 잘 되어야 배변도 잘 되고 몸 전체의 체액의 순환도 잘 된다는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