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0
엄재규
팩트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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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는 빌 게이츠가 대학 졸업생들에게 선물한 책으로 유명하다. 스웨덴 통계학자이자 의사인 저자 한스 로슬링은 아들 며느리와 함께 이 책을 저술하였는데,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서도 삶을 내려놓기 보다는 또 다른 도전으로 이 책을 저술하다 생을 마감하였다. 사람들은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이 책은 출발하고 있고 그 대답은 원숭이처럼 아에 모르는 수준도 아닌 오히려 틀리게 알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저자는 그 원인을 인간이 갖고 있는 10가지 본능으로 설명하고 있다.
<1> 간극 본능
사람들은 '세상은 둘로 나뉜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 그 사례로 저자는 국가들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옛날 관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선진국 사람들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국가들을 비교할 때 중진국과 후진국이 모두 후진국으로 보이게 된다고 한다. 저자가 보건데 통계적으로 오늘날 세계 인구 다수는 중간 소득 국가에 살고 있으며 인류의 91%가 중간 및 고소득 국가에 속한다. 저자는 국가들을 경제 수준으로 분류하는 대안으로 4단계 분류법을 제안하고 있으며 그 중 절대다수가 중간층인 2, 3단계에 분산되어 있는데 이는 1950년대 서유럽과 북아메리카에 해당하는 생활수준이다.
<2> 부정 본능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주목하는 성향인데, 어류 남획, 바다 오염, 테러, 지구 온난화 등등 '세계는 점점 나빠진다'는 통념이다. 그러나 실제 통계는 그렇지 않다. 세계 극빈층은 나날이 줄어 들고 있고 오늘날 기대 수명은 1800년에 비해 40년이나 증가하여 70세를 넘어섰다. 그 밖에도 저자는 32가지나 되는 개선되고 있는 데이터를 보여주며 부정적 언론 보도에 지배되고 있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한다.
<3> 직선 본능
지표의 추이를 직선으로 그리는 본능이다. 실제는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각각의 지표들이 S자 곡선, 미끄럼틀 곡선, 낙타 혹 곡선, 2배 증가 곡선 등 다양한 모습의 추이를 보인다.
<4> 공포 본능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뱀, 거미, 높은 곳, 좁은 공간 등이 있는데 이런 두려움은 진화의 흔적이며 우리 뇌에 깊이 내재되어 있다. 언론은 종종 이런 류의 공포 본능을 자극한다. 2015년 네팔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약9,000명이 사망했을 때 온 세계가 주목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매 10일 동안 오염된 물로 설사를 하다 죽는 9,000명의 아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또 다른 예로 우리는 비행기 추락 사고 뉴스를 접할 때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2016년 총 4,000만회의 비행 중 10대의 항공기만이 치명석 사고를 당하였고 그 확률은 0.000025%이지만 이것은 뉴스로 나오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공포스러워 하는 것이 실제 통계상 두려운 것과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5> 크기 본능
사람들은 비율을 왜곡해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비율을 왜곡하지 않으려면 수를 다른 수와 비교해봐야 한다. 그 예로 베트남 전쟁은 베트남에 150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지만 베트남 역사에서 그 전쟁은 20년간의 전쟁일 뿐이었다. 베트남인들에게는 프랑스의 200년 점령, 중국과의 2,000년 전쟁이 더 의미가 크다.
<6> 일반화 본능
제한된 경험과 몇 건의 사례로 전체를 일반화하는 본능이다. 일반화 본능을 억제하려면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좋다. 집단 내 차이점, 집단 간 유사점과 차이점, 다수의 의미가 51%인지 99%인지, 특이한 사례가 아닌지 등에 유의해야 한다.
<7> 운명 본능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화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이다. 운명 본능을 억제하려면 점진적 개선에 주의를 기울이고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8> 단일 관점 본능
언론에만 의지한다든지 제한된 전문가에게만 의지하면 위험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내 생각을 강화하는 사례만 수집하지 말고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점검하게 하라. 단순한 생각과 단순한 해결책을 조심하고 복잡함을 끌어 안고 여러 생각을 섞고 절충하라.
<9> 비난 본능
사람들은 희생양을 만들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개인만을 비난하다 보면 다른 더 중요한 이유에 주목하지 못해 문제 재발을 방지하지 못하게 된다.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찾아야 하고, 영웅을 찾지 말고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10> 다급함 본능
다급히 결정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다급함 본능이 발동할 때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불확실한 예측을 경계하라. 그리고 극적 조치를 경계하라.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알아보고 생각을 검증하라.
팩트와 대립하는 10개의 인간 본능을 억제하고 무지에서 벗어나 팩트에 부합되게 판단하고 행동하려면 사실충실성을 개발하고 훈련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여지껏 살아오며 저지른 많은 판단 착오와 실패들을 돌이켜 볼 수 있었고 책의 조언을 받아들여 미래에는 좀 더 나은 길을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